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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심리적 셀프 처방전

라이프-꿀팁 2025. 6. 16. 15:26

 

무기력증 탈출!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심리적 셀프 처방전’ (feat. 완벽주의 극복기)

혹시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만 맴돌고, 정작 몸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아 답답했던 경험, 있으신가요? 마치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힌 듯,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은 흐지부지했던 일들이 쌓여 자책감만 늘어갔던 날들. 저 역시 그런 무기력감과 좌절감에 깊이 빠져 허우적대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특히 40대 후반, 마음의 감기가 심하게 찾아왔을 때, 저는 저 자신을 일으켜 세우기 위한 절박한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오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다독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심리적 셀프 처방전’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1. 완벽주의의 함정: 끝나지 않는 좌절의 굴레

저는 아이러니하게도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달리기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폐활량이 따라주지 않아 2-3분만 달려도 심장이 터질 것 같았죠. 달리기는 늘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이런 경험은 비단 달리기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시작은 거창했지만 마무리가 흐지부지했던 일들은 셀 수 없이 많았고, 이런 경험들은 제 스스로에게 ‘나는 뭘 해도 안 되는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낙인을 찍었습니다. 잦은 중도 포기는 좌절감과 실패감으로 이어졌고, 결국 새로운 시도조차 두려워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 끝에는 심각한 우울과 무기력이 기다리고 있었죠.

곰곰이 제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 보니, 문제는 ‘높은 이상’과 ‘완벽주의적 기질’ 의 치명적인 조합이었습니다. 이 둘은 저를 너무나 쉽게 ‘빠른 체념’으로 이끄는 지름길이었죠. ‘이왕 할 거면 제대로, 완벽하게 해내야 해!’라는 생각은 작은 실수나 부족함에도 쉽게 모든 것을 놓아버리게 만들었습니다. 마치 높이뛰기 선수가 처음부터 너무 높은 바를 설정해두고 계속 실패하며 좌절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2. 생각의 전환: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용기

이런 저의 기질과 반복되는 패턴은 저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까지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절박함에, 저는 스스로에 대한 ‘개혁’을 시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바로 이상을 낮추고, 체념 대신 응원과 격려를 통해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 이었습니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았습니다.

최근 건강을 위해 좋아하던 라떼와 빵을 줄이고, 채소와 과일 위주의 식단으로 바꾸기로 결심했습니다. 아침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디지털 디톡스도 계획했고요. 어디 그뿐인가요. 사춘기 아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판단하고 비난하는 대신, 수용하고 인정해 주자고 매일같이 다짐했습니다.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을 솔직하게 돌아볼까요? 라떼와 빵을 완전히 끊었냐고요? 아니요, 여전히 즐깁니다. 하지만 매일 찾던 것을 주 2~3회로 줄인 것만으로도 ‘이 정도면 잘 참고 있어!’ 하고 스스로를 격려합니다. 완벽한 채식 식단은 아니지만, 이전보다 건강한 음식이 식탁에 오르는 비중이 늘어난 것에 ‘괜찮아, 잘하고 있어!’라고 다독입니다. 디지털 디톡스는… 음, 여전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전처럼 저를 심하게 몰아세우거나 비난하지는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려는 ‘과정’ 자체를 인정하고 칭찬해 주는 것 입니다.

3. 나를 대하는 방식이 세상을 대하는 방식: 아들과의 관계 변화

특히 아들과의 관계에서 제 변화는 더욱 절실했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부모님께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 애쓰며 살았습니다. 제 마음속 깊은 곳에는 ‘나는 이렇게 힘들게 부모님 마음 편하게 해드리려고 노력했는데, 넌 어쩜 그렇게 철부지니?’ 하는 억울함이 있었고, 이것이 아들을 향한 습관적인 분노로 표출되곤 했죠. 마음의 에너지가 이미 바닥난 상태였으니까요.

며칠 전, 헬스장에 간다던 아들이 동네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다는 이야기를 딸에게 전해 들었습니다. 딸아이는 동생을 야단치지 말아 달라며 신신당부했지만, 제 속은 이미 ‘또 나를 속여?!’ 하는 생각에 부글부글 끓어올랐습니다. 하지만 딸의 한마디가 저를 잠시 멈추게 했습니다. “엄마, 쟤네 나이 땐 그런 거짓말 흔해요. 아주 그냥 친구들하고 신나게 놀고 있어서 나는 부럽던데요.”

순간 생각했습니다. 만약 내가 아들이었다면, 모든 것을 알고도 속아주는 부모를 바랄까, 아니면 거짓말했다며 추궁하고 혼내는 부모를 바랄까? 어느 부모 밑에서 자란 내가 더 건강한 어른이 될 수 있었을까? 답은 명확했습니다. 아들이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 하나로, 저는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아들에게 ‘밤이 늦었으니 이제 그만 들어오렴’ 하고 부드럽게 톡을 보냈습니다.

톡을 확인하고 금방 들어온 아들의 모습은 조금 멋쩍어 보였습니다. 스스로도 찔렸는지 “운동하고 오는 길에 친구들이 있어서 잠깐 놀다 왔어요” 하더군요. 예전 같았으면 ‘거짓말하지 마!’라며 쏘아붙였겠지만, 저는 “운동하고 땀 흘렸을 텐데, 추운 데 오래 있으면 감기 걸릴까 봐 엄마는 걱정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들의 “넹. 조심할게용”이라는 대답에서, 이전과는 다른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 자신에게 너그러워지니, 타인에게도 그 온기가 전해지는 것을 경험한 순간이었죠.

4. 나의 새로운 기준: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

오십을 바라보는 지금, 저는 마치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를 대하듯 저 자신을 대하고 있습니다. ‘와! 이번엔 세 발자국이나 뗐네! 대단하다!’, ‘괜찮아, 넘어지는 건 당연한 거야. 다시 일어나서 걸어보는 거야!’ 하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응원합니다. 물론, 지치기도 하고 잘 안될 때도 많습니다. ‘타고나길 좀 단순하고 긍정적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투덜거리기도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노력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건강한 중년으로 남은 삶을 채우고 싶은 간절한 바람과, 제 아이들이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 제가 너무나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저는 저의 기준이나 목표를 타인에게 두지 않으려 합니다. 저의 기준은 어제의 나이고, 저의 목표도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진 오늘의 나일 뿐입니다.

달리기를 할 때 짧은 폐활량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멈춰 서서 숨을 고르고 다시 달리면 되니까요. 그렇게 오늘도 저는 ‘체념’이라는 가장 큰 장애물을 걷어내고, ‘이 정도면 괜찮은데? 잘했어!’ 하며 스스로에게 박수를 쳐줄 겁니다. 이것이 저와 제 가족을 대하는 저의 새로운 ‘기본값(default setting)’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혹시 지금, 과거의 저처럼 무기력감에 힘들어하고 계신가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작은 성공들을 스스로 칭찬해주세요. 어제보다 한 걸음이라도 나아갔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당신의 ‘심리적 셀프 처방전’은 바로 당신 안에 있습니다. 오늘부터 당신 자신을 가장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다정한 목소리로 격려해주세요. 분명, 멈춰 있던 당신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놀라운 힘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FAQ

Q1. 완벽주의를 버리기가 너무 어려운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A1. 처음부터 완벽주의를 완전히 버리려고 하기보다, 아주 작은 목표부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스스로에게 허용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예를 들어, 10분만 책상 정리하기, 설거지 그릇 중 절반만 하기 등 '완수'보다는 '시작'과 '과정'에 의미를 두는 것이 좋습니다.

 

Q2. 스스로에게 격려하는 것이 어색하고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어요.

 

A2.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치 친한 친구나 사랑하는 아이를 격려하듯, 진심을 담아 구체적으로 칭찬하는 연습을 반복하면 점차 자연스러워집니다. '오늘 할 일 목록 중 하나를 끝냈네, 대단해!'처럼 작은 성취도 놓치지 마세요. 꾸준함이 변화를 만듭니다.

 

Q3. 목표를 낮추면 너무 안일해지거나 발전이 없는 건 아닐까요?

 

A3. 목표를 낮춘다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준에서 시작한다는 의미입니다. 작은 성공들이 쌓여 자신감을 만들고, 이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점진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4. 자녀와의 관계에서 감정 조절이 힘들 때, 즉각적인 대처법이 있나요?

 

A4. 감정이 격해질 때는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 잠시 멈추고 심호흡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내가 왜 지금 화가 났을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감정의 근원을 파악하려 노력하고, 잠시 자리를 피하거나 다른 생각으로 주의를 환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Q5. '어제의 나보다 나은 나'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왜 중요한가요?

 

A5. 타인과의 비교는 끝없는 경쟁과 좌절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제의 나'를 기준으로 삼으면, 오롯이 자신의 성장에 집중할 수 있고 작은 변화와 발전에도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 건강한 자존감 형성에 도움이 됩니다.

 

Q6. 심리적 셀프 처방전의 효과는 언제쯤 나타날까요?

 

A6. 효과가 나타나는 시기는 개인마다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단기적인 효과에 집착하기보다, 꾸준히 자신을 돌보는 습관을 만드는 것입니다. 작은 변화들이 쌓여 어느덧 이전보다 편안하고 긍정적인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Q7. 무기력감이 너무 심해서 아무것도 시작하기 어려울 땐 어떻게 하죠?

 

A7. 정말 작은 행동부터 시작해보세요. 예를 들어, 침대에서 일어나 햇볕 쬐기, 물 한 잔 마시기, 좋아하는 음악 한 곡 듣기 등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괜찮습니다. '이것조차 못하겠어'라는 생각보다는 '이것부터 해보자'는 마음으로 첫 발을 내딛는 것이 중요합니다.

 

Q8.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속 힘들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8. 스스로의 노력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의 무게가 느껴진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심리 상담이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건강한 마음을 되찾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